[화요진단] 차별금지법이 가져올 변화 적잖다

최선혜2013.04.26 17:48조회 수 22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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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 대해 배려하고 차별하지 않는 것은 품격사회 향한 진일보

논란 많은 차별금지법 사회적 공감 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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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지난주 국회 법사위 업무보고에서 귀에 익숙한 정책 하나를 내놨다. ‘차별금지법’ 제정 건이다. ‘사회적 약자 보호 및 사회통합을 위해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실현하는 기본 법제’로서 이 법의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00년 국가인권위 출범 때부터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막는다’ ‘성적 지향을 차별금지하면 동성애를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여론에 번번이 막혔다.

최근 국회에서 비슷한 법안 3건이 발의되고, 대통령직인수위가 국정과제에 법 제정 추진을 약속하면서 논의가 다시 활발해졌다.

법안은 포괄적 내용을 담고 있다. 차별을 금지하는 기존의 개별법들보다 적용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성별과 장애 유무는 물론, 병력 나이 언어 전과 출신국 인종 피부색 출신지 신체조건 혼인여부 종교 사상 학력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차별하지 않는 것이 건강하고 품격 있는 사회라는 점에서 진일보한 조치임이 분명하다. 선진국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다르다는 이유로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 다르지만 똑같이 소중하다’는 취지의 차별금지법 제정은 그런 의미에서 환영받을 만하다.

#현실로 눈을 돌리면 사정은 만만찮다. 법 취지는 좋은데 의외로 논란은 뜨겁다. 실제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랜 관습 및 문화, 기존의 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닌 탓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신입사원 채용시 일의 성격과 상관 없이 키나 몸무게, 외모를 평가 항목에 넣는 것은 차별이 된다. 일부 업종에선 비일비재한 이런 일이 이제 엄격한 규제대상이 된다. 일정한 나이가 넘으면 공무원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차별이 된다.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했는데 남자보다 여자가 적은 임금을 받는 것 또한 차별이다. 군 경력 가산제 역시 법 취지와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이주노동자로 하여금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고용허가제의 손질도 불가피하다. 고위직 인사에서 오랜 관행인 출신지역을 고려하는 것 또한 법 취지에 어긋난다. 청소년기에 잠시 나타나는 동성·양성애 성향을 보이는 중고생을 학교에서 지도하는 것도 차별에 해당한다. 군(軍)내 동성애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는 매우 민간한 사안이 될 게다. 차별 받지 않는 사상 및 표현의 자유는 국가보안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 특정범죄의 전과자에게는 맡기기 힘든 특별한 업무가 분명 있지만, 이를 회피할 경우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성 지향’에 대한 차별금지는 성 및 가족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꿀지 모른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은 “동성애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법은 동성애 확산과 동성결혼 허용으로 자연스레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동성애는 현대사회의 가장 예민한 이슈 중 하나이고, 법·제도·의학적으로 이를 어떻게 규정할지 여전히 논란이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변화를 초래할 법안이 덜렁 국민들 앞에 놓여졌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도 항의전화에 시달린다고 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익명 뒤에 숨어 막말을 퍼붓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지만 법안의 범위가 워낙 포괄적이다 보니 양심과 윤리로 풀어갈 수 있는 것이 일부 포함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 볼 일이다. 보편적 문화와 윤리에 심각하게 반하는 조항을 법률로 규정하는 것은 도리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뿐이다. 법 제정 과정에 적잖은 여론수렴이 필요한 이유다.

이재윤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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